퇴직금 제대로 받는 법
퇴직금은 회사가 인심 써서 주는 돈이 아니라 법으로 정해진 권리입니다. 그런데 정작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언제까지 받아야 하는지 모르는 채로 회사가 주는 대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산부터 못 받았을 때 대응까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1. 나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아래 두 조건을 모두 채우면 퇴직금을 받습니다.
- 계속 근로 기간 1년 이상
- 4주 평균 주 15시간 이상 근무
여기서 오해가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정규직만 받는 것이 아닙니다. 계약직, 아르바이트, 파트타이머도 위 조건만 채우면 똑같이 받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도 마찬가지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습니다. 연차휴가나 가산수당과 달리 퇴직금에는 5인 미만 예외가 없습니다.
또 하나. "계속 근로"는 실제로 일한 기간을 말합니다. 중간에 계약서를 새로 썼더라도 실제로 쉬지 않고 이어서 일했다면 전체 기간을 합산합니다. 회사가 1년이 되기 직전에 계약을 끊고 며칠 뒤 다시 채용하는 식으로 퇴직금을 피하려 해도, 실질적으로 근로가 이어졌다면 계속 근로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퇴직금은 어떻게 계산하나
공식은 간단합니다.
퇴직금 = 1일 평균임금 × 30일 × (재직일수 ÷ 365)
쉽게 말하면 1년 일할 때마다 한 달치 평균임금입니다. 3년을 일했다면 대략 세 달치가 나옵니다.
1일 평균임금 구하기
평균임금은 퇴직일 직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값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놓치기 쉽습니다.
첫째, 나누는 값은 90일이 아니라 실제 달력 일수입니다. 3개월이 어느 달이냐에 따라 89일에서 92일까지 달라지고, 그만큼 평균임금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둘째, 상여금과 연차수당도 포함됩니다. 연간 상여금의 12분의 3(3개월분)과 연차수당의 12분의 3을 3개월 임금 총액에 더해야 합니다. 상여금을 빼고 계산하면 실제보다 적게 나오므로 반드시 확인하세요.
평균임금과 통상임금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평균임금으로 계산하지만,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으로 계산합니다. 퇴직 직전 몇 달간 무급휴직이나 결근이 있어 평균임금이 낮아진 경우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퇴직 전에 급여가 크게 줄었다면 이 부분을 꼭 확인해보세요.
3. 파트타이머·아르바이트 퇴직금
가장 오해가 많은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파트타이머도 퇴직금을 받습니다. 고용 형태가 아니라 근로 시간과 기간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주 15시간을 넘는지가 갈림길
기준은 4주를 평균한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지입니다. 어느 한 주가 15시간이 안 됐다고 바로 탈락하는 것이 아니라 4주 평균으로 봅니다.
- 주 20시간 근무 → 퇴직금 대상 (1년 이상 근무 시)
- 주 12시간 근무 → 초단시간 근로자로 분류되어 퇴직금 없음
주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는 퇴직금뿐 아니라 연차휴가와 주휴수당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15시간을 넘기면 이 세 가지가 모두 붙습니다.
근무 시간이 들쭉날쭉하다면
주마다 시간이 달라지는 경우가 문제입니다. 고용노동부는 퇴직일에서 거꾸로 4주씩 끊어 각 구간의 주 평균 근로시간을 따지고, 15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구간은 제외한 뒤 남은 기간이 1년 이상인지로 판단하는 입장입니다.
즉 중간에 몇 달 시간이 줄었다고 해서 전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15시간을 넘긴 기간만 합산해서 1년이 되는지 봅니다. 근무 시간 변동이 컸다면 근로계약서와 근무표를 챙겨 두시고, 판단이 어려우면 고용노동부 상담(국번없이 1350)을 받아보세요.
5인 미만 사업장도 받습니다
연차휴가나 연장근로 가산수당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지만, 퇴직금은 다릅니다.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지급 의무가 있습니다. 동네 카페나 편의점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주휴수당도 평균임금에 들어갑니다
파트타이머 퇴직금을 계산할 때 자주 빠뜨리는 부분입니다. 주휴수당은 임금이므로 평균임금에 포함됩니다. 시급만으로 계산하면 실제보다 적게 나옵니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면 주휴수당이 발생하고, 단시간 근로자의 주휴시간은 (1주 소정근로시간 ÷ 40) × 8시간으로 계산합니다. 주 20시간이면 주휴 4시간이 붙어 실질적으로 주 24시간분의 임금을 받는 셈입니다.
계산 예시
주 20시간(하루 5시간 × 주 4일)으로 1년 6개월(548일) 일했고, 마지막 3개월(92일) 동안 주휴수당을 포함해 320만 원을 받았다고 해보겠습니다.
1일 평균임금 = 3,200,000 ÷ 92 = 34,783원
퇴직금 = 34,783 × 30 × (548 ÷ 365) = 약 156만 원
공식은 정규직과 완전히 같습니다. 일한 시간이 적으면 평균임금이 낮아져 퇴직금도 그만큼 적어질 뿐, 받는 구조 자체는 다르지 않습니다.
4. 언제까지 받아야 하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입니다. 근로기준법 제36조에 규정된 기한이며, 당사자 간 합의가 있는 경우에만 연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퇴직일은 마지막으로 근무한 날의 다음 날입니다. 12월 31일까지 일했다면 퇴직일은 1월 1일이고, 재직일수도 이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하루 차이지만 재직일수에 반영되니 정확히 따져보는 게 좋습니다.
14일이 지나도록 주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연 20%로, 일반적인 이자율보다 훨씬 높습니다.
5. 못 받았을 때 어떻게 하나
회사가 퇴직금을 주지 않거나 적게 줬다면 순서대로 대응하면 됩니다.
- 내용증명 발송 — 법적 절차의 첫 단계는 아니지만, 기록을 남기고 회사를 압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고용노동부 진정 —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넣습니다. 온라인(고용노동부 노동포털)으로도 가능하고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근로감독관이 배정되어 회사에 시정 지시를 내립니다.
- 민사소송 또는 지급명령 — 진정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법원 절차로 갑니다. 소액이면 지급명령이 빠르고 저렴합니다.
- 대지급금(구 체당금) 제도 — 회사가 도산했거나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는 경우, 국가가 일정 한도 내에서 대신 지급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시효입니다. 퇴직금 청구권은 3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퇴사한 지 오래됐다면 서두르셔야 합니다.
상담은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 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6. 세금은 얼마나 떼나
퇴직금에는 퇴직소득세가 붙습니다. 다만 일반 근로소득세보다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근속연수공제입니다. 오래 일할수록 공제가 커지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같은 금액이라도 20년 근속자가 5년 근속자보다 세금을 훨씬 적게 냅니다. 또 퇴직금을 근속연수로 나눠 연 단위로 환산해 세율을 매기는 연분연승법을 쓰기 때문에 높은 누진세율을 피할 수 있습니다.
퇴직금을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당장 내지 않고 미룰 수 있습니다. 나중에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세금이 30~40% 감면됩니다. 목돈이 급하지 않다면 고려해볼 만합니다.
7. 퇴직연금(DB·DC)에 가입되어 있다면
요즘은 퇴직금을 회사가 직접 주는 대신 퇴직연금 제도로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두 가지 유형이 있고, 계산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DB형 (확정급여형)
퇴직 시 받는 금액이 법정 퇴직금과 동일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회사가 적립금을 운용하고, 운용 성과가 나쁘든 좋든 근로자가 받는 금액은 변하지 않습니다. 계산법이 법정 퇴직금과 같으므로 퇴직금 계산기로 그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DC형 (확정기여형)
회사가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 계좌에 넣어주고, 그 돈을 근로자 본인이 운용합니다. 최종 수령액은 납입 원금에 운용 수익(또는 손실)을 더한 금액이라 사람마다 달라집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임금상승률이 운용수익률보다 높으면 DB형이, 반대면 DC형이 유리합니다. 승진이 빠르고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직장이라면 DB형이, 임금 상승이 완만하고 투자에 자신이 있다면 DC형이 낫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 정리
- 상여금을 빼고 계산 — 연간 상여금의 3/12를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 퇴직일을 마지막 근무일로 착각 — 퇴직일은 마지막 근무일의 다음 날입니다.
- 3개월을 90일로 계산 — 실제 달력 일수(89~92일)로 나눠야 합니다.
- 1년 미만이라 포기 — 계속 근로가 인정되어 1년을 넘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약서보다 실제 근무 이력이 중요합니다.
- 3년 시효를 넘김 — 받지 못한 퇴직금은 3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기준을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안은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 실제 근무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이 필요하면 고용노동부 상담(1350)이나 공인노무사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