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기

애드센스 1차 반려

통보는 한 줄이었습니다. 무엇을 고치라는 건지는 안 적혀 있습니다.

통보

가치가 별로 없는 콘텐츠

이게 전부입니다. 어느 페이지가 문제인지, 무엇이 부족한지는 안 알려줍니다. 안내문에 걸린 링크 네 개도 전부 일반적인 가이드라인 문서입니다.

처음 받으면 막막합니다. 고쳐야 할 대상을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데, 그 대상을 특정할 정보가 없습니다.

진단 (당시)

먼저 색인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크롤링이 안 됐거나 페이지를 못 읽는 상태라면 내용과 무관하게 떨어질 테니까요.

결과는 18개 중 18개 전부 색인 완료였습니다. 구글은 모든 페이지를 읽었습니다. 기술적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콘텐츠 깊이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사이트는 이랬습니다.

사람이 와서 숫자를 얻고 바로 나가는 사이트입니다. 체류 시간이 짧고, 페이지에 남는 정보가 없습니다. "가치가 별로 없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렸습니다.

대응

/guide/ 섹션을 새로 만들고 6편, 약 18,000자를 썼습니다. 각 글은 계산기 하나와 짝을 이루게 했습니다.

가이드짝 계산기
퇴직금 제대로 받는 법퇴직금 계산기
분수와 소수 완전 정리소수·분수 변환
연차휴가 완벽 가이드연차 계산기
에어컨 전기요금 아끼는 법에어컨 계산기
부가세 기초 정리부가세 계산기
음력과 윤달 이야기음력 변환기

글의 방향은 "계산 다음에 필요한 것"으로 잡았습니다. 퇴직금이 얼마인지는 계산기가 알려주지만, 회사가 안 주면 어떻게 하는지는 아무도 안 알려줍니다. 그런 걸 썼습니다.

사이트맵이 18 → 26 URL이 됐습니다.

양방향 자동 연결

계산기와 가이드를 서로 링크하게 만들었습니다. config에 related 한 줄만 적으면 양쪽에 카드가 생깁니다.

'path'    => '/guide/severance-pay/',
'related' => '/severance-calculator/',

이러면 퇴직금 계산기 페이지에는 "퇴직금 제대로 받는 법" 카드가, 가이드 글 아래에는 "퇴직금 계산기" 카드가 자동으로 붙습니다. 링크를 손으로 관리하면 반드시 한쪽을 빼먹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이 진단은 틀리지는 않았지만 핵심이 아니었습니다.

가이드를 쓴 건 잘한 일입니다. 실제로 지금 검색 노출의 상당 부분이 가이드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애드센스가 반려한 이유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당시 제 사이트는 거의 모든 페이지에 940×100 크기의 회색 빈 박스를 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광고 영역"이라는 글자와, 승인되면 여기에 광고를 넣겠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개발할 때 자리만 잡아두려고 넣은 마크업입니다. 이걸 그대로 둔 채로 심사를 넣었습니다.

저는 계산기 본문의 글자 수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정작 사이트가 매 페이지에서 "저는 광고를 붙이려고 만든 껍데기입니다"라고 글자로 써서 알리고 있었습니다.

이걸 알아채는 데 두 번의 반려가 더 필요했습니다.

배운 것

반려 사유가 모호할 때, 내 가설을 검증하지 않고 바로 작업에 들어가면 엉뚱한 곳을 고치게 된다.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가설을 세웠으면, 그 다음에 할 일은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그 가설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페이지를 실제로 열어보는 것만으로 충분했을 텐데, 저는 코드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어서 읽기

개발기 전체 목록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