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같은 통보
가치가 별로 없는 콘텐츠
1차 때와 글자 하나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같은 입력에 같은 출력이 두 번 나왔으면 내 가설이 틀린 겁니다. 더 많이 쓰는 게 답이 아닙니다.
이번엔 추측을 그만두고 전수 조사를 했다
사이트맵에 있는 30개 페이지를 전부 크롤링해서 실제로 측정했습니다.
- 헤더·푸터·내비게이션을 제외한 본문 글자 수
<h2>개수- 표 개수
- 특정 문구 포함 여부
제 눈으로 페이지를 보는 것과, 기계로 긁어서 숫자로 보는 것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원인 ① 26개 페이지에 빈 광고 자리가 있었다
26개 페이지에 940×100 크기의 회색 빈 박스가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광고 영역"이라는 글자와, 승인되면 여기에 광고를 넣겠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개발 초기에 광고 자리를 잡아두려고 넣은 마크업인데, 두 번의 심사 내내 그대로 방치했습니다.
리뷰어 눈에 이게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봤습니다.
- 사이트가 미완성이다
- 광고를 붙이려고 만든 껍데기다 — 문구가 대놓고 그렇게 말합니다
- 사용자에게 아무 가치 없는 빈 공간이 페이지마다 있다
저는 계산기 본문 글자 수를 늘리는 데 몰두하고 있었는데, 정작 사이트가 매 페이지에 "저는 광고 껍데기입니다"라고 써 붙여둔 상태였습니다. 순서가 완전히 틀렸습니다.
지금은 adSlot()이라는 빈 함수 하나로 바꿨습니다. 승인되면 여기에 코드를 넣으면 되고, 그전까지는 아무것도 출력되지 않습니다.
원인 ② 필수 페이지가 사실상 비어 있었다
| 페이지 | 본문 | 단어 |
|---|---|---|
| 문의하기 | 166자 | 37단어 |
| 소개 | 325자 | 80단어 |
| 이용약관 | 574자 | 130단어 |
| 개인정보처리방침 | 686자 | 155단어 |
애드센스 심사에서 소개·문의·개인정보처리방침은 반드시 보는 페이지입니다. 운영 주체가 실재하는지를 확인하는 자리니까요.
37단어짜리 연락처 페이지는 템플릿을 그대로 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그랬고요.
"필수 페이지가 있어야 한다"는 체크리스트만 보고 파일을 만들어 놓은 겁니다. 있는 것과 읽을 게 있는 것은 다릅니다.
원인 ③ 홈페이지에 설명이 한 줄도 없었다
홈 본문 1,386자가 전부 카드 제목과 설명이었습니다. 산문이 한 줄도 없고 <h2>가 0개였습니다.
리뷰어가 가장 먼저 여는 페이지가 링크 목록판이었던 겁니다. 이 사이트가 무엇이고 왜 만들었는지 설명하는 문장이 홈에 없었습니다.
수정 결과
| 전 | 후 | |
|---|---|---|
| 광고 플레이스홀더 | 26개 | 0개 |
| 문의하기 | 166자 | 1,350자 |
| 소개 | 325자 | 1,946자 |
| 개인정보처리방침 | 686자 | 2,271자 |
| 이용약관 | 574자 | 1,750자 |
| 홈 | 1,386자 / H2 0개 | 2,789자 / H2 8개 |
| 총 본문 | 66,093자 | 72,519자 |
| 1,000자 미만 페이지 | 7개 | 0개 |
배운 것
리뷰어가 보는 것을 보라
저는 코드와 데이터를 보고 있었습니다. 리뷰어는 브라우저로 페이지를 엽니다. 이 둘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생각 못 했습니다.
실제로 "광고 영역" 박스는 제 화면에도 매일 떠 있었습니다. 너무 오래 봐서 안 보이게 된 겁니다.
추측으로 작업하지 말고 먼저 측정하라
1차 반려 때 30페이지 전수 조사를 했다면 그때 끝났을 일입니다. 대신 저는 "콘텐츠가 부족한 것 같다"는 가설을 검증하지 않고 바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가설을 세우는 건 문제가 아닙니다. 검증을 건너뛴 게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통과했냐면
아닙니다.
이 수정을 하고 3차를 신청했고, 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한 번 더 신청해서 4차도 떨어졌습니다.
이 글의 제목을 "진짜 원인을 찾았다"로 쓰려다가 고쳤습니다. 이때는 정말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습니다.